그날 밤, 병원에서 곰에게 맡겨진 뜻밖의 임무
숨을 죽인 숲의 밤

“하나.” 피터가 말을 고르듯 천천히 입을 열었다. “여긴 이제 완전히 야생이야. 아무 규칙도 없어. 진짜 조심해야 해.” 그의 말이 묵직한 빗방울처럼 떨어져, 주변의 고요 속으로 번져갔다. 바스락거리는 나뭇잎 소리, 가끔 들려오는 올빼미 울음소리까지—마치 숲 전체가 숨을 죽인 채, 그녀가 다음에 무엇을 할지 지켜보고 있는 듯했다.
“알아.” 그녀가 낮게 말했다. “그래도 난 못 가.” 실시간 위치를 공유하자, 숲은 한층 더 가까이 다가와 그녀를 조여 오는 듯했다. 피터는 곧 가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분침은 좀처럼 움직이지 않는 것 같았고, 가슴을 짓누르는 무게는 점점 더 깊어졌다. 이 앞에 무엇이 기다리고 있는지 그녀는 알지 못했다. 다만, 설명할 수 있는 어떤 말보다도, 지금 이 순간이 중요하다고 온몸의 감각이 말해 주고 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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