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밤, 병원에서 곰에게 맡겨진 뜻밖의 임무

위험과 맞닿은 순간

피터가 그림자 속에서 모습을 드러냈지만, 곰은 그를 알아보지 못했다. 망설임 없이 돌진해 왔다. 이빨을 드러내고, 가슴 깊은 곳에서 낮은 울음이 치밀어 올랐다. 하나는 생각보다 먼저 몸이 움직였다. 둘 사이로 뛰어들어 두 팔을 벌렸다. 숨은 가쁘게 가늘어졌다. 찰나의 순간, 시간이 활짝 갈라져 멈춰 선 듯했다.

곰은 멈춰 섰다. 어쩔 수 없어서가 아니라, 스스로 그렇게 하기로 선택한 듯했다. 불과 몇 뼘 앞에서 하나를 바라보더니, 피터를 한 번 훑어보고 다시 그녀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 순간 곰의 몸에서 무언가가 바뀌었다. 아주 미세한 변화였지만, 충분했다. 팽팽하던 긴장이 스르르 풀렸다. 하나는 떨리는 숨을 길게 내쉬었다. 피터는 그대로 얼어붙은 채 서 있었다. 곰은 천천히, 그러나 단단한 걸음으로 몸을 돌려 다시 걷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들이 따라오고 있는지 확인이라도 하려는 듯, 한 번 뒤를 돌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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