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밤, 병원에서 곰에게 맡겨진 뜻밖의 임무

어둠 속을 걷다

곰이 스치고 지나가자 피터는 비틀거리며 넘어져 숲바닥에 거칠게 내동댕이쳐졌다. 그는 허둥지둥 몸을 일으켰다. 흙먼지가 재킷에 잔뜩 들러붙었고, 얼굴에는 혼란이 그대로 찍혀 있었다. “이게 대체 뭐야?” 거친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 “우린 지금 뭘 쫓고 있는 거지?”

하나는 바로 대답하지 못했다. 숨이 목에 걸려 나왔다. 설명할 말이 없었다. 논리도, 근거도, 붙잡을 만한 사실도 없었다. “나도 몰라.” 그녀는 솔직하게 말했다. “그냥… 이렇게 가는 게 맞는 것 같아서.” 피터는 잠시 망설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무엇이든, 지금 이 일은 그들이 믿어온 규칙들을 송두리째 흔들어놓고 있었다. 둘은 다시 발을 내디뎠다. 나무들이 파수꾼처럼 둘러선 사이로, 곰이 앞장서서 길을 텄다. 살아 있다는 사실 자체가 믿기지 않을 만큼 짙고 낯선 어둠 속으로.

You must be logged in to post a comment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