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밤, 병원에서 곰에게 맡겨진 뜻밖의 임무
어둠이 숨기고 있던 것들

피터는 넋이 나간 채 바닥에 뻗어 있었다. 가슴은 거칠게 들썩였고, 손에 쥔 손전등은 미세하게 떨렸다. 그는 스위치를 눌렀다. 묵직한 어둠을 가르며 빛줄기가 앞으로 뻗어 나갔다. 빛 속에서 먼지가 소용돌이쳤다. 하지만 그 공간은 비어 있지 않았다. 방금 전부터 들려오던, 바스락거리며 기어 다니는 소리들이 점점 더 또렷해졌다. 막연한 소음이 아니라, 구체적인 무언가의 움직임으로 다가왔다. 피터는 숨을 삼킨 채 그쪽으로 빛을 돌렸다.
눈이었다. 수십 개의 눈. 작고 희미하게 빛나는 눈동자들이 돌 틈 사이에서 그를 향해 일제히 고정돼 있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생명체들이 느리고 의도적인 몸짓으로 꿈틀거렸다. 차가운 식은땀이 피터의 등줄기를 타고 흘러내렸다. 끔찍한 사실이 서서히 그의 안에서 꽃을 피웠다. 이 아래에 있는 건 자신만이 아니었다. 그리고, 그들은 지금 그를 지켜보고 있었다.
You must be logged in to post a comment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