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밤, 병원에서 곰에게 맡겨진 뜻밖의 임무

두려움과 마주 선 순간

잠시, 방 안의 모든 것이 숨을 멈춘 듯했다. 공기는 묵직하게 가라앉아 있었고, 팽팽한 긴장이 안개처럼 한나의 피부에 달라붙었다. 맞은편에 서 있던 곰이 몸을 조금 움직였다. 처음엔 아주 미세했지만, 결코 착각할 수 없는 변화였다. 경계하듯 고요하던 눈빛이 사라지고, 그 자리를 오래되고 알 수 없는 무언가가 대신했다. 털 아래로 근육이 물결치듯 꿈틀거렸다. 움직임 하나하나가 계산된 듯, 잔뜩 조여 있었다.

한나는 등으로 문을 더 세게 밀어붙였다. 두 손바닥을 문에 단단히 붙이자, 차가운 감촉이 손끝을 타고 저릿하게 올라왔다. 그때 낮고 길게, 바닥을 울리는 소리가 났다. 곰의 울음이었다. 단순한 소음이 아니었다. 바닥을 타고 진동이 가슴 깊숙이 스며들었다. 마치 무언가를 결정하는 중인 듯한 소리였다. 그리고 그 결정의 변수는, 한나 자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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