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밤, 병원에서 곰에게 맡겨진 뜻밖의 임무
제발, 저 아이들을 살려주세요

하나는 응급실 문을 밀치고 뛰어들어가 또렷하고 다급한 목소리로 외쳤다. “도움이 필요해요—지금 당장!” 의사들이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고개를 들었다. 그때 한 남자가 망설임 없이 앞으로 나섰다. 수의사였다. 누군가 급히 다시 불러낸 모양이었다. 그는 낯설게 둘둘 말린 존재들을 차분한 눈빛으로 훑어보았다.
“안으로 옮기죠. 서둘러야 합니다.” 그가 말했다. 하나도 따라 들어가려다, 그가 손을 들어 막았다. “상태를 제대로 보려면 공간이 필요해요. 밖에서 기다려 주세요.” 항의하려 입을 뗀 하나는 결국 말을 삼켰다. 대신 고개를 끄덕이고 피터와 함께 대기실로 발길을 돌렸다. 문이 그들 뒤로 닫히며, 그녀에게 남은 건 고요뿐이었다. 그리고 그 고요 속에서 메아리치던, 마지막 희망의 울림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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