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밤, 병원에서 곰에게 맡겨진 뜻밖의 임무
가장 차가운 대답

그녀의 말은 공기 중에 피어오른 연기처럼 잠시 또렷이 떠 있다가, 금세 흩어져 갔다. 흰 가운으로 가득한 방 안은 한동안 아무 말도 없었다. 사람들은 몸을 비틀며 자리만 고쳐 앉고, 그녀의 눈을 피했다. 그리고서야 누군가가 입을 열었다. 차분하고, 동떨어진 목소리였다. 마치 매뉴얼을 읽어 내려가는 사람처럼. “경찰에는 이미 연락했습니다.” 그가 말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여기까지입니다.”
그 말은 하나의 뺨을 후려치는 듯했다. 심장이 다시 뛰기 시작했지만, 이번에는 분노 때문이었다. “아니요, 할 수 있잖아요.” 그녀는 쉰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 모두, 할 수 있어요.” 하지만 무관심의 벽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아무도 움직이지 않았다. 다시는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그 복도 한가운데, 그녀는 홀로 서 있었다. 그녀를 짓누른 건 공포가 아니었다. 사람들이 이렇게 쉽게 등을 돌린다는 사실, 그 차가운 현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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