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밤, 병원에서 곰에게 맡겨진 뜻밖의 임무

선을 그은 포효

하나와 스티브가 방에 가까워질 즈음, 깊고 다급한 포효가 복도를 타고 굴러왔다. 두 사람의 발걸음을 단번에 멈춰 세우는 소리였다. 단순한 공격의 울음이 아니었다. 그 안에는 훨씬 복잡한 것이 섞여 있었다. 절박함, 두려움과 보호 본능, 그리고 어딘가 가슴 아플 만큼 인간적인 무언가가 묻어났다.

곰의 울음이 둘 사이의 공간을 가득 채웠다. 공기마저 감정으로 걸쭉해진 듯했다. 하나의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 그녀는 마치 곰이 말을 건네기라도 한 듯, 그 신호를 또렷이 읽어내며 한 발 앞으로 나섰다. 조심스럽게, 아주 천천히 손을 내밀었다. 그러나 더 다가가기 전에 곰이 이를 드러냈다. 소리 없는, 그러나 매서운 경고였다. 이 다음에 벌어질 일은 오직 곰의 조건 위에서만 가능하다는, 분명한 선 긋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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